어릴 수록 적응을 빨리한다?

흔히 듣는 말 중에 어릴 수록 언어를 빨리 배우고 적응을 금방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면에서는 틀린 말은 아닙니다. 연구조사마다 연령의 차이가 있지만 대략 8세 전후로 외국어를 가르치면 빨리 배운다고 하지요. 하지만 저는 최근에 아이가 빨리 적응한다라는 생각은 쉽게 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 초등학교 1학년 때 유학을 갔는데 유학을 가기 전까지는 영어를 따로 학원이나 집에서 가르치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한국에서 스트레스 받아가며 공부하는 영어는 결국 문법과 단어 몇자 더 기억하고 못하고의 차이일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국에서 유학을 해 본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도 그랬구요. 그렇게 abc도 모르는 아들을 데리고 교장실에 가서 인터뷰를 마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한 학기가 끝날 때까지 매일 저에게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했을정도로 힘들어 했습니다. 알파벳을 모르는 수준이라서 더 더욱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몇 해가 지난 최근에 아이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때 넌 참 빨리 적응도 했지만 잘 참고 이겨냈던 것 같다라는 칭찬을 해주었는데 아이의 대답은 저를 숙연하게 했습니다. " 아빠 그때 난 정말 힘들었어, 마치 젖먹이가 말을 못해서 우는 것처럼 나도 그런 심정이있어" 라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아이의 이런 대답에 저는 단순히 아이는 참 빨리 적응하고 영어도 빨리 배운다는 생각했던 것을 반성했습니다. 아이가 참고 견디었던 시간과 노력에 고마운 마음과 그런 것을 그때는 몰라주었던 것이 참 많이 미안했습니다.
혹시 가면 알아서 다 잘 해... 라는 소리를 들으셨나요? 그분들은 그 시간을 이겨냈기에 할 수 있는 말일 수 있습니다. 아니면 아이의 어려움을 잘 모르고 지났을 수 있고요.





댓글

  1. 마지막 두 사진은 아이를 혼자 두고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교실 밖에서 마음속으로 넌 할 수 있다고
    응원하며 한참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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